신용주권에 대하여 (Credit, Currency, and Sovereignty)
신용주권에 대하여
오늘은 신용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우리나라는 신용보다 직장이 우선이다. 대기업, 고액 연봉자일수록 은행 대출이 잘 나온다. 안정적인 직장이 꾸준한 월급(화폐)을 보증해주기 때문이다. 신용이 좋아도 직업이 없으면 대출 또는 신용카드 발급이 어렵다. 심지어 최근에는 은행 통장 고시라는 말도 나온다. 주부나 학생의 경우 통장 발급도 어렵다.
미국은 신용 사회이다. 미국에서는 신용 기록이 없으면 내가 아무리 현금을 가지고 있어도 크레딧카드를 미리 만들기 어렵다. 물론 화폐를 많이 가지고 있으면 디파짓 기능을 이용해서 데빗 카드 발급과 동시에 크레딧카드로 빨리 넘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신용 기록이 우선이다. 집 렌트부터 신용 기록이 문제가 된다. 그래서 유학생들의 경우 초년차에 신용 기록 때문에 고생을 하게 된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한국은 개인의 신용보다 직장의 신용이 더 중요하다. 반면 미국은 개개인의 신용이 더 중요한 느낌이다. 두 경우는 화폐와 신용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한지에 대한 국가별 차이를 보여주지만 결론적으로 둘 다 필요하다는 것도 알려준다.
여기에서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갈 게 있다. 알다시피 미국의 신용점수는 미국 내에서만 통용된다. 한국에서 아무리 좋은 신용점수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에서 사용할 수 없다. 신용을 기록하는 주체가 어디냐에 따라서 한 국가에서는 쓸 수 있고 다른 국가에서는 쓸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개인의 신용은 개인이 온전하게 소유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신용 주권(Sovereignty)이라고 부르자. 개인의 신용 기록이 객관적이고 위변조가 불가능한 곳에 쌓이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이러한 신용 네트워크의 힘이 강해진다고 생각해보자. 이것을 다른 곳에서 안 쓸 이유가 없다. 글로벌 시대를 맞이하여 개인의 신용 주권은 개인에게 속하며, 이러한 신용 기록을 모든 국가에서 사용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마무리를 하면서
크레딧코인과 글루와코인에 대해서 공통적으로 질문을 하는 분들이 많아서 첨언을 해보자면 크레딧코인은 신용을 다룬다. 글루와는 화폐를 다룬다. 글루와가 잘 돌아가면 송금, 결제, 대출 기록이 크레딧코인에 쌓이게 된다. 이러한 것들은 크레딧코인 네트워크 활성화에 기여하게 된다. 크레딧코인 네트워크가 활성화되면 위변조가 불가능한 객관적인 신용정보가 쌓이게 된다. 선진국의 투자자들은 나이지리아와 같은 개발도상국에 투자를 하게 될 때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투자 결정을 하게 된다. 나이지리아와 같은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역적 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되면 선진국에서 이율이 높은 후진국으로 투자를 사람들이 늘어나게 된다. 이처럼 어느 한쪽이 잘 돌아가면 다른 한쪽에도 유기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는 신용 화폐 생태계(Credit – Currency Ecosystem) 를 이루게 된다.